축성, 훼손, 복원의 기록
세계 문화유산 화성 둘러보기
성을 쌓고, 일제에 의해 훼손된 성을 복원하여 세계 문화유산에 올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애썼는지를 낱낱이 밝힌 책 《화성을 지킨 사람들》이 현북스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정조가 백성들과 마음을 모아 당시의 최첨단 기술을 동원하여 성을 쌓는 과정과 잘 지켜 온 화성이 일제에 짓밟히고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함께하면서 독자들은 우리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수원 백성들은 화성을 사랑하고 아끼며 보존하려 애썼습니다. 수원 시민들은 일제 강점기에도 수원 화성의 시설물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수원 화성은 일제에 의해 다른 문화재와 함께 철저히 파괴되었습니다. 수원 시민들은 개발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 맞서 꾸준히 화성을 되살릴 계획을 세웠습니다. 마침내 화성은 원래 모습 그대로 살아나 세계 문화유산에 올랐습니다.
축성- 정조의 애민 정신이 만들어 낸 기적
어떤 나라도 백성에게 일을 시키고 돈을 주는 왕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정조는 자신의 개인 금고까지 열어서 일꾼들에게 임금을 주었습니다. 추운 겨울에는 방한복과 털모자를 나눠 주고, 여름에는 ‘척서단’이라는 약을 내려 주기도 했습니다. 화성 행궁 근처에 의원을 설치해 다치거나 아픈 사람을 치료해 주기도 했습니다. 정약용을 시켜 거중기와 유형거 등을 만들게 하여 당시로서는 최첨단의 과학적 공법들을 총동원하여 단 한 명의 사고 사망자 없이 2년 9개월 만에 쌓았습니다. 이것은 백성들의 피땀으로 이루어진 일로, 백성들은 단지 돈을 받는다는 사실보다는 사람대접을 받는다는 자부심에 더욱 열심히 일했을 것입니다.
훼손- 일제에 짓밟히고, 전쟁에 무너지고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하고 난 뒤부터 화성이 심하게 훼손되기 시작했습니다. 일제는 하수도를 만든다거나 도로를 정비한다거나 새 건물을 짓는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우리의 민족정신을 없애 버리기 위해 성곽과 행궁을 파괴하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일제는 서울의 다른 궁궐들과 마찬가지로 화성 행궁 역시 철저하게 훼손하기 시작했습니다. 화성에 담긴 정신은 일제에 의해 철저히 짓밟혔습니다.
한국 전쟁 때는 수원 시가지와 화성 성곽 일대가 전쟁의 격전지가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화성은 총탄, 포탄, 폭탄을 맞고 몇몇 시설물만 남은 채 대부분 심하게 파괴되었습니다.
복원- 시멘트 아래로 사라질 뻔한 버드내
수원 시민들은 1994년 ‘수원환경운동센터’를 만들고 이듬해부터 수원천 복개 공사 반대 운동을 펼쳤습니다. 수원천 복개를 그만두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 아닌지 따지기보다는 무조건 진행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았을 때입니다. 시민 단체와 수원 시장은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법을 찾았습니다. 1996년 ‘수원천 되살리기 시민운동 본부’는 문화재관리국에 ‘수원천 남수문 터 복개 중지 및 원형 복원 요청’을 탄원하고 시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수원 시장을 고발했습니다.
마침내 문화재청은 수원시에 복개 공사를 전면 중지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국책 사업, 대통령 공약 사업이라도 원칙이 잘못됐고 시민이 반대한다면 충분히 재검토해야 하고, 길게 봤을 때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면 반드시 공사를 중지하고 원형을 복원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준 귀중한 역사입니다. 지금 수원천에는 여러 가지 어류와 수서 곤충들,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화성이 하나하나 되살아나는 과정에는 수원 시민뿐 아니라 역사학자, 공무원 등 수많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꿋꿋이 자신들의 뜻을 밀고 나갔기에 세계 문화유산 화성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화성이 세계 문화유산에 오른 이유
유네스코 위원 실바 교수는 화성이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던 이유를 네 가지로 발표했습니다.
첫째, 18세기에 만들어진 수많은 동서양의 성곽 가운데 가장 우수하다는 점입니다. 똑같은 건축물이 하나도 없을 만큼 각각의 건축물이 개성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둘째, 군사 시설물인데도 매우 아름답다는 점입니다. 200여 년 전 우리 조상들은 땅의 생김새와 성곽의 기능에 따라 모든 건물을 각기 독특한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셋째, 바로 《화성성역의궤》입니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 기간에 파괴된 화성을 《화성성역의궤》대로 복원했기 때문에 세계 문화유산에 오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넷째, 화성에는 백성을 사랑하는 정조의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화성은 둥글고 매끈한 형태가 아니라 나뭇잎처럼 구불구불합니다. 정조는 이사한 지 몇 년 안 되는 백성들이 또 이사해야 하는 고통을 받게 할 수 없다며 집을 허물지 않기 위해 성을 구불구불하게 쌓았다고 합니다.
<차례>
글을 시작하며 조선 성곽의 꽃, 화성
무너져 가는 화성을 살리자!
무너져 가는 화성을 살리자!
화성 훼손의 역사
화성 복원의 시작
역사의 죄인이 될 수 없다
네 개의 인공 호수
시장님을 고발합니다
팔달산에 터널을 뚫는다고요?
화성을 화성이라 부르지 못하고
세계 문화유산으로 만들자!
비행기 타고 프랑스로
최후의 필살기, 의궤
화성이 세계 문화유산이 된 이유
굽이굽이 화성 살피기
천년만년 길이 빛날 화성
글을 마치며 완전 복원의 길
<작가 소개>
글 이창숙
화성에서 나고 자랐으며 지금은 북한산 아래에서 동화와 동시, 청소년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화성 소년 장비》 《매》 《개고생》 《내 사랑 미미공주》 등의 동화와 《무옥이》 《조선의 수학자 홍정하》 《저수지 괴물》 등의 청소년소설을 썼습니다. 《함께 살아요 우리 공동체》 《효자동 파란집 장서민 대통령》 《귀에 쏙쏙 들어오는 국제분쟁 이야기》 등의 지식정보책을 썼고, 동시집 《깨알 같은 잘못》을 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