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의 아이들, 4⦁19의 또 하나의 주인공들
역사동화는 과거를 단순히 복원하거나 재현하는 게 아니라 그 시대 삶을 통해 현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4⦁19에 참여하고 4⦁19 기간 동안 희생한 사람들 하나하나를 기억하는 것은 시대와 역사를 이해하는 데에 중요합니다.
제1회 현북스 역사동화공모전 심사위원 추천작 《초록이 끓는 점》은 1960년 4·19혁명을 시대에 휩쓸린 어린이 4명의 시점에서 다룬 작품 모음집입니다. 3·15마산의거와 김주열 열사, 고려대생 시위대 습격 사건, 4·19와 초등학생, 여고생 이재영의 일기를 각각 다뤄 4·19를 다면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구성했을 뿐만 아니라 각각의 작품이 시대의 큰 사건에 휘말린 어린이의 시각에서 잘 다루어져 역사를 동화로 접하기에 아주 좋은 방식이 될 것이라고 평가되었습니다. 각각의 작품의 완결성도 높고 읽는 재미가 있어서 아이들이 4·19를 이해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역사동화의 제 역할을 잘 하고 있는 작품 모음집입니다.
4·19혁명은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정부가 선거를 치르자, 참지 못한 국민들이 잘못된 일을 바로잡기 위해 거리로 뛰쳐나온 민주주의 운동이었어요. 그런 국민들에게 정부와 경찰은 총을 들이대며 맞섰답니다. 이 일로 국민 186명이 사망하고 1,500명 넘는 사람이 다쳤어요.
그런데 이 4·19혁명을 일으킨 주인공들이 다름 아닌 학생들과 가난해서 학교에 다니지 못했던 소년·소녀들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옳은 일을 위해 용기를 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린 나이임에도 이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불의에 항의했어요. 우리나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서였지요. 186명의 사망자 중에는 초등학교에 어린이 6명도 포함되어 있어요. (중략)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죠? 이 어린 친구들의 생명이 헛되지 않으려면, 그리고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꼭 함께 생각해 보기로 해요!
_작가의 말에서
<책 속에서>
3.15 마산의거와 김주열 열사 _빛나는 검정 구두•이정호
28-29쪽
“부정선거다, 선거 무효다.”
투표소 안에 있는 사람들 눈이 모두 소리가 나는 쪽으로 쏠렸다. 종구는 이때다 싶어 투표용지를 꺼냈다. 자유당 사람은 종구 손에 들린 종이 뭉치를 얼른 윗옷 주머니에 넣었다.
종구가 투표소에서 빠져나올 때 투표소는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자유당 사람들이 투표용지를 바꿔치기하다가 민주당 사람들에게 들켰기 때문이었다. 부정선거의 증거를 잡으려는 민주당 사람들과 이를 숨기려는 자유당 사람들이 몸싸움을 벌였다.
고려대생 시위대 습격 사건 _수만이의 그림 공책•장은영
60-61쪽
유세장에서는 민주당 후보 연설이 한창이었다. “자유당을, 이승만 독재 정권을 심판해야 합니다.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저들을 몰아냅시다.”
주위에 서 있던 사람들이 ‘옳소, 옳소.’ 하면서 손뼉을 쳤다. 수만이는 나라가 살려면 자유당을 찍어야 한다던 아버지 말이 떠올랐다.
“어디서 빨갱이들이나 하는 말을 하고 있어? 개헌을 반대하는 야당 놈들은 매국노야!” 어디서 나타났는지 몽둥이를 든 사람들이 무대 위로 올라갔다. 순식간에 연설하던 사람에게서 마이크를 뺏고 전선을 잘라 버렸다. 닥치는 대로 몽둥이를 휘두르더니 반항하던 연설자를 끌고 사라졌다.
4.19와 초등학생 _4월의 가짜 뉴스•성현정
108-109쪽
한희를 발견한 반 아이들이 반갑게 손을 잡아끌었다. 아이들은 서로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있었다.
우리 부모 형제에게 총을 쏘지 마세요! 아이들 머리 위로 커다랗게 적힌 문구가 펄럭이고 있었다. 선생님이 손글씨로 써 준 현수막이었다.
한희는 이제야 분명히 알 것 같았다. 여기 모인 사람들에게는 죄가 없다. 자기 욕심을 채우고 나라를 멋대로 주무르려고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다치게 한 사람이 진짜 나쁘다!
여고생 이재영의 일기 _대통령의 거짓말•박윤우
134-135쪽
“오늘 집회에서 언니 봤어. 혈서 쓰는 거.”
“우리가 쓰겠다고 했어. 학교 간부 맡은 애들끼리 행사장마다 참석하고 있어.”
“언니, 이 노래 알지? 우리나라 대한나라 독립을 위하여, 팔십평생 한결같이 몸 바쳐 오신, 고마우신 우리 대통령 이승만 대통령…….”
“…….”
“전국 방방곡곡 아이들이 이 노래 부르며 고무줄놀이 해. 그것도 제일 먼저 부르는 노래야. 이 노래가 왜 나왔겠어?”
“아빠도 집회에서 연설하잖아? 언니까지 왜 그러는 건데?” 유나가 소리를 빽 질렀다.
“어른, 아이가 무슨 상관이야? 국민을 바보 취급하고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데……. 계속 어리석은 백성 취급 당하며 살 순 없어.”
<차례>
3.15 마산의거와 김주열 열사_빛나는 검정 구두•이정호
고려대생 시위대 습격 사건_수만이의 그림 공책•장은영
4.19와 초등학생_4월의 가짜 뉴스•성현정
여고생 이재영의 일기_대통령의 거짓말•박윤우
<작가 소개>
글
이정호•빛나는 검정 구두3·15마산의거와 김주열 열사
어릴 적부터 역사 속 인물에 관심이 많았어요.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일어서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지요. 그때 받은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어 글을 쓰고 있어요. 제13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받았어요. 글을 쓴 책으로 《달려라 불량감자》(공저), 《조선에서 온 내 친구 사임당》, 《1920 알파걸》(공저), 《바나나 천원》, 《구렁이똥》, 《여기는 경성 모던방송국》, 《그해, 강화 섬의 소년들》 등이 있습니다.
장은영•수만이의 그림 공책_고려대생 시위대 습격 사건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었어요. 그러다 제가 만든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동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통일 동화 공모전’에서 상을 받았고, ‘전북아동문학상’ 과 ‘불꽃문학상’을 수상했어요. 글을 쓴 책으로 《마음을 배달하는 아이》, 《책 깎는 소년》, 《으랏차차 조선실록 수호대》, 《설왕국의 네 아이》, 《네 멋대로 부대찌개》(공저), 《바느질은 내가 최고야》, 《열 살 사기열전을 만나다》 등이 있습니다.
성현정•4월의 가짜 뉴스_4·19와 초등학생
대학과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공부했어요. 동화를 쓰기 전에는 영화와 애니메이션, 책을 번역하고 잡지를 만들기도 했어요.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되었으며, 비룡소 문학상을 받았어요. 글을 쓴 책으로 《두 배로 카메라》, 《모퉁이를 돌면》, 《너와 나의 2미터》(공저), 《마음을 입력할 수는 없나요》(공저), 《2023 봄 우리나라 좋은 동화》(공저)가 있으며, 번역한 책으로는 《치킨마마》, 《코코의 심부름》 등이 있습니다.
박윤우•거짓말하는 대통령여고생 이재영의 일기
책을 읽고 글쓰는 일을 가장 좋아합니다. 여러 매체에 글을 싣게 되면서 작가의 역할이 사회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알게 되었어요.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힘을 얻어 살게 되었으므로 저도 멋진 이야기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하고,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어요. 글을 쓴 책으로 《어게인 별똥별》, 《편순이 알바 보고서》, 《봄시내는 경찰서를 접수했어》, 《아홉 시 신데렐라》, 《1920 알파걸》(공저) 등이 있습니다.
그림 • 진소
일기에 글보단 그림이 많았던 사람입니다.낙서하듯 가볍지만, 사람들을 위로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둥근 형태의 유연한 그림으로 다각도에서 감정을 어루만져 용기를 주는 그림을 그리고자 합니다. 그림을 마주하면서 얻는 위로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도 전달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린 책으로 《피천득 수필 읽기》, 《성장관리부》, 《개를 보내다》, 《콩 바라기》 등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