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거나 분하거나 억울해서 죽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더라도,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이겨내기 바랍니다.
‘30년 넘게 초등학교에서 교사를 지낸 분’이란 말을 들으면 누구나 안정되고 평탄한 삶을 사셨을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 선생님이 고백한 일곱 가지 이야기를 읽다 보면 초등학교 교사로 사신 분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게 엄청난 사건을 겪은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죽을 뻔했던 이야기’는 말 그대로 죽을 뻔했던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죽을 뻔했던 이야기’는 사실 죽을 뻔했던 상황에서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 나온 이야기들이다. 초등학교 교사를 오래 지낸 선생님이, 전쟁 직후에 먹고 살기도 어려웠던 힘든 시기를 지낸 선생의 어린 시절보다 더욱 힘들지도 모를 요즘 아이들에게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살다 보면 몸과 마음에 위험한 일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정말 죽을 듯이 놀라는 일을 겪더라도 겁먹지 말고 씩씩하게 살기 바랍니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옛말을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또 혹시라도 힘들거나 분하거나 억울해서 죽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더라도 ‘잠깐!’ 멈추고 숨을 크게 쉬고,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이겨내기 바랍니다. 사람으로 태어난 소중한 기회를 순간의 실수나 얕은 생각 때문에 잃지 않도록 천천히 깊고 넓게 생각하면서 오래오래 살아보세요.
이 책은 이 일곱 가지 이야기를 통해 위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 외에도 당시의 전쟁 직후 어려웠지만 서로를 보듬었던 동네의 정경과 가족의 모습도 함께 보여준다. 게다가 동양화를 전공하고 만화가이자 그림책 작가이기도 한 그림작가의 위트 있고 생생한 표현의 삽화는 보는 재미까지도 더해 주고 있다.
처음 죽을 뻔했던 이야기
아기였을 때 돌봐주던 누나의 실수로 익사할 뻔했던 이야기이다. 본인은 기억하지도 못할 아기였을 때 누나가 엄마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사고 이야기를 통해서 나이 차이 나는 누이가 집안일을 돕는 모습과 당시의 정경을 들여다볼 수 있다. 더불어 죽을 뻔했던 이야기도, 자칫하면 동생을 잃을 뻔했던 누나의 마음졸임도 돌이켜보니 지난 이야기가 된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 죽을 뻔했던 이야기
건넛마을에서 감자서리 해오다가 비가 와서 불어난 하천에 빠져 죽을 뻔했지만, 정신 바짝 차리고 끝까지 버텨서 살아난 다음에 어른들에게 눈물이 찔끔 나도록 혼났다는 이야기. 하지만 작가는 하나도 억울하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살았으니까요.’
폭탄에 죽을 뻔했던 이야기
전쟁 직후의 세태를 아주 특별한 에피소드로 보여주는 이야기. 전쟁 직후 미처 수거되지 않은 포탄이 위험한 만큼 매력적이어서, 목숨의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드는 치기 어린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다. 거기에 소년과 소녀의 설렘에 눈뜬,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 성장기 선생의 모습이 생생하게 더해져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다.
물귀신이 될 뻔했던 이야기
선생은 여러 의미로 물과 관련한 위험을 많이 겪었는데, 여기 이 이야기도 그중 하나다. 비가 와서 물이 불은 하천을 헤엄쳐서 건너려다가 빠져 죽을 뻔한 작가를, 지나가던 이웃동네 어른이 건져 주고 쿨하게 가던 길 가는 이야기. 죽을 뻔했던 아이도, 이를 보고 구해준 어른도 당연하게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일 뿐 뭐 호들갑 떨 일인가 하는 태도가 요즘과 많이 다르다. 요즘 아이들의 일상이 그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안전해지고 아이들 하나하나가 귀하게 여겨지는 일은 좋은 일이나, 내 아이밖에는 소중하지 않은 요즘 세태가 비교되어 약간은 서글퍼지기도 한다.
굴속에서 죽을 뻔했던 이야기
어느 마을에나 있을 법한 금기, 그 금기에 도전하는 아이들, 그리고 그 금기에 어울릴 만한 상상인지 실제인지 분명치 않은 사건이 등장하는 이야기. 어른들에게는 그저 위험한 곳일 뿐 상상의 장소가 될 수 없는 굴속에서 겪는 신비한 경험을 잘 보여준다.
바닷말에 감겨서 줄을 뻔했던 이야기
어려서 겪은 여러 번의 경험으로는 부족했는지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멈추지 않는 작가의 죽을 뻔했던 경험을 다룬 이야기. 그동안의 경험이 동네의 개울과 하천에서 겪은 거라면 고등학생이 된 만큼 그 장소도 여행 간 바다로 확장된다. 초를 다투는 급박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여 살아 나온 경험이다.
어른이 돼서 죽을 뻔했던 이야기
30년 넘게 교사 생활을 하신 선생이 전교조 활동을 하면서 겪었던 죽을 뻔했던 이야기. 요즘 생각으로는 약간 과장이 아니냐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70, 80년대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절대로 과장이라고 할 수만은 없는 이야기다. 그때는 그랬다.
위트 있고 생생한 캐릭터의 살아 있는 표정들
동양화를 전공하고 만화가이자 그림책 작기이기도 한 그림작가가 보여 주는 위트 있고 생생한 등장인물들의 표정이 당시의 경험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 준다.
차례
들어가는 말 6
처음 죽을 뻔했던 이야기 10
두 번째 죽을 뻔했던 이야기 15
폭탄에 죽을 뻔했던 이야기 23
물귀신이 될 뻔했던 이야기 30
굴 속에서 죽을 뻔했던 이야기 51
바닷말에 감겨서 줄을 뻔했던 이야기 76
어른이 돼서 죽을 뻔했던 이야기 89
마무리말 93
<작가 소개>
글 이주영
30여 년간 초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장, 한국어린이글쓰기연구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문학박사이며 지금은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 회장, 어린이문화연대 대표, <어린이문학> 발행인, <개똥이네 집> 기획편집위원, 우리헌법읽기국민운동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 《이오덕 삶과 교육사상》, 《이오덕 어린이문학론》, 《어린이문화운동사》,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어린이책 200선》, 《책으로 행복한 교실이야기》, 김구의 ‘나의 소원’을 풀어쓴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신채호 소설을 동화시로 풀어쓴 《꿈 하늘》, 《용과 용의 대격전》이 있고, 신채호가 쓴 동화를 다시 쓴 《신채호가 쓴 이순신이야기》, 《신채호가 쓴 옛이야기》 등이 있다.
그림 김홍모
1971년 전곡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만화가이자 그림책 작가로, 《2010년 내가 살던 용산》으로 부천만화대상 일반부문 우수만화상을 받았고, 《두근두근탐험대 1-5》로 어린이만화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만화 《항쟁군》, 《소년탐구 생활》, 그림책 《구두 발자국》, 《누나야》 등이 있으며, 그린 책으로 《어이쿠나 호랑이다》, 《사격장 아이들》, 《오늘의 날씨는》, 《할머니 제삿날》, 《엄마 꼭지연》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