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라는 이름의 배를 타고
‘삶의 바다’를 항해하는 누구보다 용감한
우리 아빠는 ‘위대한 해적’
뛰어난 상상력과 유머 감각, 때로는 뜻 깊은 메시지로 울림을 주는 세계적인 작가 다비드 칼리의 글과 마우리치오 콰렐로가 그린 그림책 <우리 아빠는 위대한 해적>이 현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과 현북스가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하여 출판하였습니다.
해적인 줄만 알았던 아빠가 실제로는 석탄을 캐는 광부였다
해적인 줄만 알았던 아빠가 실제로는 땅속 깊이 들어가 석탄을 캐는 광부였다는 것을 알게 된 소년이 아빠의 고된 삶을 이해하면서 한층 더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해적 하면 먼저 해골 모양이 그려진 깃발과 모자, 외눈박이 선장과 그의 어깨에 앉아 있는 앵무새 등이 떠오른다. 원래 해적은 약탈과 살인을 일삼는 잔인한 무법자가 아니라 뛰어난 뱃사람이었다고 하는데, 숨겨진 보물을 찾아 떠나는 용감한 바다 사나이, 거친 바다에서 모험을 즐기고 보물을 차지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위대한 권력자의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다. 자신의 아빠가 바로 그런 해적이라니! 아빠에 대한 소년의 애정과 자부심은 대단할 수밖에 없다. 아빠 품에 안겨 그동안의 모험 이야기와 함께하는 해적들 이야기를 듣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아빠 역시 아들을 위해 고단한 현실 위에 자신의 꿈을 얹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순간이 행복하고.
아버지의 이름으로, 위대한 영웅이 된 아빠
아빠는 광산에서 석탄을 캐는 광부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소년은 그런 아빠를 바다 건너 먼 곳을 탐험하고 돌아온 해적이라 생각했고, 아버지는 그런 아들의 꿈을 굳이 깨뜨리지 않으려고 ‘해적인 척’ 장단을 맞춰 준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으며 꿈을 꾸고, 행복을 느끼는 자식 앞에서 어느 아버지가 매정하게 그 꿈을 깨뜨릴 것인가!
아빠의 원래 꿈은 배를 타고 여행하며 세상을 탐험하는 뱃사람이었다. 하지만 항구도, 일자리도 없었던 고향을 떠나 돈을 벌기 위해 멀리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일자리를 찾아간 곳 역시 탐험할 바다와 배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곳은 날마다 어두운 땅속으로 들어가 석탄을 캐야 하는 광산이었던 것이다. 두고 온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은 마음 한구석에 고이 묻어둔 채, 벽에 붙여둔 아들 사진을 바라보며, 함께할 날이 오리란 희망 하나로 버티고 견뎠다. 집에 돌아간다는 희망, 살아서 돌아간다는 희망을 꿈꾸며…….
그런데 광산붕괴 사고로 인해 아빠가 크게 다치고, 비로소 아빠의 현실을 알게 된 소년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하지만 아빠의 일터와 동료들의 모습을 보고 나서 그동안 힘든 시간을 견뎌냈을 아빠를 이해하게 되었다. 게다가 아빠의 꿈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아빠를 마음으로부터 인정하고, 더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아버지의 현실이 얼마나 고된 것이었는지, 아버지의 인생이 얼마나 녹록치 않은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감동을 더해 주는 멋진 그림책
감동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이 책의 그림은 글과 조화를 이루며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정을 이입시킨다. 이야기에 잘 어울리는 그림의 분위기, 등장인물의 특색과 표정이 잘 드러나는 묘사는 텍스트만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서도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표지를 넘기면 펼쳐지는 넓은 바다는 해적의 활동 공간이자 각자 헤쳐 나가야 할 삶의 바다이기도 하다. 속표지의 깃발 속 윙크하는 해골은 뭔가 이야기의 반전을 암시하는 듯 익살스럽다. 마치 아빠와 한편이 되어 ‘쉿! 아들에게는 비밀이야.’ 하는 표정으로. 본문 첫 장면의 아빠 뒤로 펼쳐진 태양 빛은 소년이 아빠를 얼마나 크고 위대하게 생각하는지를 잘 보여 준다. 소년에게 아빠는 태양과 같은 존재인 것이다. 또한 꼭 닮은 아빠와 소년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책을 보는 사람조차 행복한 순간에 동참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소년이 아빠의 해적 친구들이라 믿었던 사람들은 사실 먹고살기 위해 고향을 떠나온 광산 노동자들이었다. 후줄근한 모습의 아저씨들이지만 그들의 삶은 누구보다 치열했고, 누구보다 용감했던 아버지들의 모습이다. 해적들 표정이 무섭지 않고 왠지 쓸쓸해 보이는 이유다.
작가 소개
글 다비드 칼리
1972년 스위스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어린이 책 작가. 만화, 어린이 책, 연극, 시나리오, 전시 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5년 <나는 기다립니다>로 바오밥 상을, 2006년 <피아노 치기는 지겨워>로 볼로냐 라가치 상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적>, <왜 숙제를 못했냐면요…>, <어쩌다 여왕님>, <이 집이 좋을까 저 집이 좋을까>, <너에게 뽀뽀하고 싶어> 등이 있다.
그림 마우리치오 A. C. 콰렐로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태어나 그래픽 디자인과 건축,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 그림책을 출간했고 이탈리아 안데르센 상,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 실버스타 상을 비롯하여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많은 나라에서 상을 받았다.
옮김 박우숙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를 졸업하고, 1996년부터 주한이탈리아문화원에 근무하고 있다. 이탈리아 언어와 문화를 사랑하며, 한국 내에 이탈리아 문화를 소개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 기획을 돕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 파비안 네그린의 <늑대 천사>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