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 작가,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물음
당신은 ‘아주 작은 것’을 볼 수 있습니까?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의 그림책으로 사랑받고 있는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신작 <아주 작은 것>이 현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일상 속에서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행복, 즉 아주 작은 것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그림책이다.
행복이란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는 것일까?
행복의 사전적 정의는 복된 좋은 운수,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행복이란 감정은 다분히 주관적인 것이어서 한마디로 규정할 수는 없다. 행복은 단순한 쾌락의 감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행복은 과연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작가는 먼저 우리에게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아주 작은 것을 볼 수 있냐고 묻는다.
아주 작은 것은 깃털처럼 가볍고 사소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발아래 낮은 곳이나 무심히 바라보는 허공에도 존재한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던 아주 작은 것은 가랑비처럼 스며들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를 적시기도 한다. 우리가 그것을 느낄 수만 있다면 말이다. 어린아이처럼 눈송이를 맛보는 할아버지가 발견한 아주 작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작은 것으로도 행복했던 그 옛날의 추억이 아니었을까? 이처럼 사소한 것에서 오는 기쁨을 아는 사람,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즐길 줄 아는 마음이 아주 작은 것을 볼 수 있게 한다.
어떤 이들은 아주 작은 것을 잃어버릴까 봐 전전긍긍하며 자신 속에 가두기도 하고, 누군가는 아주 작은 것을 돈으로 손에 넣으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행복은 돈과 권력을 움켜쥐어도 지킬 수 없는 것이다. 행복은 소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함께하는 존재들에 대한 공감, 즉 나 이외의 다른 대상과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제 막 쇼핑을 마친 듯한 남자와 알록달록한 꿈이 담긴 풍선을 쥔 남자아이의 얼굴에 행복이 아닌 슬픔이 어려 있다. 어쩌면 이 둘이 함께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아니면 함께하고 싶은 누군가의 부재 때문일 것이다.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아주 작은 것들
아주 작은 것은 스쳐 지나갈 뿐이다. 행복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찬란히 빛나다가 어느새 떨어져 버리는 나뭇잎처럼 사라져 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 변하는 것을 영원하다고 믿고 붙들어 두려 하기 때문에 우리는 쉽게 상처받는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순간이 의미 있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아주 작은 것은 늘 바로 우리 눈앞에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아주 작은 것’의 의미를 꼭 ‘행복’이라는 단어에만 국한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잊고 살아가는 자기 자신의 본래 모습일 수도,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잊지 말아야 할 기억일 수도 있다. 책을 읽는 독자들의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각자 자신이 놓치고 사는 아주 작은 것의 의미를 생각해 볼 일이다.
작가 소개
글‧그림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에서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1996년 프랑스 몽트뢰유 도서전에서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주는 ‘미래의 인물상’을 받았고, 2001년에는 프랑스 국립현대예술협회에서 선정한 ‘주목할 만한 아동문학 작가상’을, 2007년에는 볼로냐 라가치 상을 받았다. 깊이 있는 주제 의식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독특한 그림으로 찬사를 받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어린이>, <유리 소녀>, <너는 내 사랑이야>,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 등이 있다.
옮김 길미향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프랑스어를 공부했다. 좋은 프랑스 책을 소개하고 우리말로 옮기면서 전시 기획을 하고 있다. ‘2009년 동화책 속 세계 여행’ 전시를 기획했으며, 옮긴 책으로는 <비밀의 집 볼뤼빌리스>, <잃어버린 천사를 찾아서>,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 <지금 이대로 행복해>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