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이야기는 힘이 세다.
아이들은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우리의 옛날이야기도 다른 나라의 옛날이야기도 좋아하지만 진정 아이들이 좋아하고 재미있어하는 것은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의 어렸을 적 이야기, 자기들이 자랄 때 이야기, 주변 가까운 곳의 이야기입니다. 실제 이야기가 지닌 힘이,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에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새를 키우는 아버지 이야기도 있고 사소한 오해로 삼촌을 미워했던 이야기도 있다. 어른들의 넉넉한 마음으로, 아이들의 실수가 좋은 이웃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되기도 하고, 지레 겁먹고 놀라는 바람에 벌어진 사건도 있다. 오래전 이야기도, 바로 얼마 전 이야기도 있다.
시대도 배경도 성격도 다른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이 이야기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어떤 배경의 어떤 성격의 이야기라 하더라도 여기 모은 이야기들은 손에 잡힐 듯 생생하다. 눈앞에 그림이 그려지는 듯 떠오른다. 실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들에는 개인의 경험에 불과한 사소한 이야기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힘이 있다. 이런 힘을 우리 아이들에게 전하려는 노력을 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모았다. 잔잔하지만 힘 있는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다.
<책 속에서>
김은옥 이야기
아버지의 속사랑
“자식은 속으로 품는 거지.”
옛날 아버지들은 다 그랬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를 아이들에게 하지 못했다. 말 안하면 모르나 하면서. 하지만 앞에 나서서 사랑을 표현하지는 않지만, 체육대회 날 입을 볏짚 치마에 멋들어지게 솜씨 발휘를 하는 것으로 사랑을 표현했다.
우물집 아이
집 마당에 있던 우물은 나의 자랑이었다. 그 우물의 물이 유난히 시원하고 맑고 마르지 않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우물에서 동네 사람들은 먹을 물을 길어가고 채소를 씻었으며, 빨래도 하는 곳이었다. 생활의 중심이 되는 곳이었다. 게다가 그곳은 어른들의 사랑방이고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문은실 이야기
따뜻한 엄마 새, 십자매
새를 기르는 아버지 덕분에 각종 새에 대해 알게 되고, 새들의 습성을 보면서 사람들의 성정까지도 이해하게 된다. 새들이 사는 모습이나 인간이 사는 모습이나 하나도 다르지 않구나 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잘 알지 못했던 새들의 성장이나 습성들을 알게 되는 것은 덤이다.
아버지의 보물창고
이 이야기는 얼마 되지 않은 이야기다. 이미 나이 드신 남들은 하찮게 생각하는 소소한 것들을 귀하게 여기시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자라는 동안 이미 나이 드신 부모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다.
송경애 이야기
누가 개울을 건네주었을까?
지금 보면 아무것도 아니고 작은 것들이 어릴 적 그때는, 너무 크고 감당이 안 되는 일이었다. 벽을 사이에 둔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요즘에는 잘 상상이 안되는 이웃 간의 정과 보살핌이 당연하던 시절 이야기다.
정을 이어 준 수박, 네 통
아이들이 한 실수를 따뜻하게 갚아서 돈독한 이웃의 정을 쌓아나가게 된 시작을 만든, 너그럽고 현명한 어른들의 이야기다. 끼니를 잇는 것이 문제가 될 정도로 무엇이든 모자랐던 시절 인심만은, 마음만은 넉넉했던 그 시절의 따뜻한 이야기다.
송영희 이야기
딸기 서리
그때도 잘못이라는 건 알았다. 하지만 눈앞의 욕심 때문에 일은 저질러 버렸고 그 죄책감으로 지레 겁을 먹게 되어 오금이 저렸던 이야기다. 순수했던 아이들이 놀란 마음에 오해해서 잘못을 반성하고, 아마도 다시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지 않았을까? 빙긋 웃음을 머금게 된다.
작은 고추가 맵다
이 이야기를 읽고 있다 보면, 눈앞에 씩씩하고 당찬 조그만 초등학교 어린아이가 떠오른다. 자신이 선택한 그 일을 감당하는 데에 아무 불평을 하지 않는다. 겁이 날 만도 한데 그런 기색이 없다. 아이와 마찬가지로 아이의 선택을 지지해준 어른도 대단하다. 요즘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성정과 태도이다.
임현경 이야기
노란 원피스
자라면서 우상이었던 삼촌을 어떻게 오해하고, 미워하게 되었는지에 얽힌 이야기다. 오해에서 비롯되었지만 우상으로 여겼던 만큼, 오랫동안 노란색 옷을 입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미워했다.
산모퉁이 애장 무덤
예나 지금이나 부모에 앞서 먼저 떠난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에 묻힌다. 동네에서 일찍 간 아이에 대한 사연은 항상 그랬을 터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음 한 쪽이 살짝 저려 온다.
차례
김은옥 이야기
아버지의 속사랑
우물집 아이
문은실 이야기
따뜻한 엄마 새, 십자매
아버지의 보물창고
송경애 이야기
누가 개울을 건네주었을까?
정을 이어 준 수박, 네 통
송영희 이야기
딸기 서리
작은 고추가 맵다
임현경 이야기
노란 원피스
산모퉁이 애장 무덤
실제이야기-우리 아이에게 들려주는 우리 이야기/ 송영숙
<작가 소개>
김은옥 서울독서교육연구회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책과 어린이를 이어 주는 책고리 운동을 펼치며, 이야기꾼 양성과정을 진행하고, 한국국학진흥원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교육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람들 앞에 서면 여전히 가슴이 쿵쾅거리지만 날마다 행복한 이야기꾼을 꿈꿉니다.
문은실 서울독서교육연구회 책고리에서 이야기 들려주기 활동을 하면서 책고리 낭독모임을 이끌고 있습니다. 한국국학진흥원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교육강사로 도서관 등에서 이야기 들려주기와 낭독의 즐거움을 전하고 있습니다. ‘푸른 달빛 이야기꾼’은 스스로에게 붙여준 닉네임입니다.
송경애 서울독서교육연구회 책고리 이야기꾼으로, 한국국학진흥원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머리 위로 파란 하늘밖에 보이지 않던 깊은 산골 외딴 오두막집에서 자란 유년의 기억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송영희 서울독서교육연구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뒷산에서 산딸기 따고 계곡물에 멱감고, 밤하늘의 별자리를 보며 자랐습니다. 가정문고 ‘훈이와 민이’를 운영하며 두 아들과 아이들과 함께 동화책을 읽었습니다. 2021년 봄 ‘아동문학사조’의 신인문학상(동시부문)으로 등단했습니다.
임현경 서울독서교육연구회의 책고리 이야기마당극 단장을 맡아 이야기마당극 공연을 기획,연출하고 무대 위에도 서고 있습니다. 백제의 고도 부여에서 태어나 배를 타고 강을 건너 중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책과 이야기를 좋아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 행복감을 느낍니다.
그림
양예린 고등학교 학생 때 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본 일러스트 도록에 매료되어 일러스트 작가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살고 있는 동네 풍경과 자연물 위주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보고 지나칠 수 있는 풍경들이 그림을 통해 새롭고 아름답게 보여지길 바랍니다. 인스타그램: yerinillu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