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두
이순신을 모범으로 삼을지어다.”
_ 단재 신채호
현북스에서 《신채호가 쓴 이순신 이야기》를 출간하였다, 신채호가 대한매일신보에 1908년 6월 11일부터 10월 23일까지 국한문으로 연재했던 <수군의 제일 거룩한 인물 이순신전>이 원본이다, 신채호는 ‘금협산인’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한문으로 연재하고, 며칠 뒤에 ‘패서성’이라는 이름으로 한글로 번역해서 실었다. 그런데 한문을 한글로만 바꾼 거라서 한문을 모르면 이해하기 어렵다. 이주영 선생이 이 글을 아이들도 읽기 쉽게 풀어쓰며 다듬고, 이해를 돕기 위해 사건과 배경, 지명, 관직에 대한 도움말을 붙였다. 이제 신채호가 쓴 이순신 이야기를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신채호가 쓴 이순신 對 이광수가 쓴 이순신
항일 독립운동기에 <신채호가 쓴 이순신>은 조선총독부가 읽지 못하게 하고, 갖고만 있어도 감옥에 갔답니다. 그런데 <이광수가 쓴 이순신>은 버젓이 신문에 연재도 하고, 출판되어서 읽히기도 하고, 교사를 기르는 사범학교의 권장도서까지 되었답니다. 조선총독부는 왜 신채호가 쓴 이순신은 읽지 못하게 하고, 이광수가 쓴 이순신은 권장 도서에 넣었을까요?
신채호가 쓴 이야기는 이순신이 왜적을 물리치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가, 여러 장수와 병사와 백성들과 어떻게 함께했는가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그래서 읽고 나면 누구를 미워하는 마음보다는 이순신이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하는 군인으로, 한 어머니의 아들로, 자녀를 둔 아버지로 부끄럽지 않게 살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가를 느끼게 해 줍니다. 정말 이순신과 백성이 같은 편이었다는 것도 알게 해 줍니다.
그런데 이광수가 쓴 이야기는 이순신 개인이 얼마나 위대한가와 함께 원균과 조선 정부가 얼마나 치사하고 나쁜가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그래서 읽고 나면 이순신처럼 훌륭한 위인을 못살게 괴롭힌 원균과 선조와 조정 관료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커집니다. 나아가 그런 조선은 망해도 되는 나라, 당연히 망해야 해야 하는 나라로 생각하게 합니다.
이순신이라는 같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지만 누가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이렇게 독자한테 끼치는 영향은 정반대가 될 수 있습니다. 이광수가 쓴 이순신이 독자한테 끼치는 가장 큰 해독은 독자가 자신을 이순신과 동일시하는 착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나는 가장 옳고 똑똑하며, 다른 사람들은 다 어리석고 나쁘다. 나는 애국자고 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원균처럼 나쁜 사람들이다. 그러니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하늘의 뜻이다.’라고까지 믿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 사람들이 어떤 단체의 회장이나 회사 사장이나 장군이나 대통령이 되면 자기 혼자 마음대로 하려는 독재자(?)가 되는 겁니다.
박정희가 대구사범학교 다닐 때 이광수가 쓴 이순신을 읽고 감동받았다고 합니다. 만일 그때 신채호가 쓴 이순신을 읽었더라면, 마음에 이광수가 생각하는 이순신이 아니라 신채호가 생각하는 이순신이 있었다면, 이순신과 같은 군인 정신에 투철했다면, 절대 반란을 일으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또 헌법을 자기 마음대로 바꾸면서 국민을 억압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이순신처럼 청렴하고 강직하며 국민들과 소통하고, 백성들 생명을 살리는 군인의 길로 가기 위해 애썼겠지요.
이제 《신채호가 쓴 이순신 이야기》를 읽어 보면 좋겠습니다.
초중등 학생을 대상으로 만든 이순신 위인전 100여 종을 구해서 살펴보았더니 80%가 이광수가 쓴 이순신을 바탕으로 줄이거나 편집해서 쓴 글이고, 20% 정도만 <신채호가 쓴 이순신>이나 《난중일기》를 바탕으로 다듬어서 쓴 글이었습니다. 이광수는 소설가답게 한글로 읽기 쉽고 흥미진진하게 썼는데, 신채호는 성균관 박사였던 선비라 어려운 한문으로 써서 요즘 사람들은 읽기가 어렵습니다. 모함이나 배반처럼 흥미를 끌 만한 재미도 적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는 사람들이 《신채호가 쓴 이순신 이야기》를 읽어 보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초등학생, 중학생들, 그리고 교사를 비롯한 어른들이 함께 읽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잘 안 보이는 원문을 돋보기로 한 자 한 자 확인하고, 숫자는 최근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바꾸고, 땅 이름도 요즘 주소를 확인하면서 풀어 썼습니다. 글맺음을 옛날 맛이 나도록 본래대로 두었습니다. 100년 전에 쓰던 글말체를 살리는 게 신채호 선배님 마음을 느끼는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차 례>
1. 이순신 이야기를 읽기 바라노라
2. 이순신이 따돌림을 당하다
3. 이순신이 군인 정신을 지키노라
4. 이순신이 해군을 지켰도다
5. 이순신이 경상도를 구하러 가노라
6. 조선 연합 함대가 한산도 대첩을 거두노라
7. 이순신이 삼도수군통제사가 되었도다
8. 이순신이 역적으로 잡혀가도다
9. 이순신 어머니가 돌아가셨도다
10. 이순신이 다시 통제사가 되었도다
11. 이순신이 명량에서 크게 이겼노라
12. 왜적이 분풀이로 백성을 학살하도다
13. 이순신을 명나라 군사들도 존경하도다
14. 진린을 달래며 왜적을 치노라
15. 이순신이 마지막 싸움에서 이기고 돌아가시도다
16. 이순신을 위하여 온 백성이 통곡하도다
17. 이순신과 함께 싸운 장수들을 기리노라
18. 이순신을 강감찬, 넬슨과 견주어 보노라.
19. 하느님이 두 번째 이순신을 기다리노라
<저자 소개>
원작 _ 신채호
단재 신채호 선생은 망국 시대에 모든 것을 바쳐 일제와 싸운 처절한 혁명가였으며, 오로지 일제 타도와 조국 해방 외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선생은 일제 타도를 위해 언론, 문학, 사학, 대종교, 아니키즘, 다물단, 의열단 등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싸웠다. 각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겨 참 지식인의 전형을 보여준다. 선생은 이미 민족사학의 이름으로 찬란한 우리의 고대사를 연구하고 복원하였다.
풀어쓴 이 _ 이주영
30여 년 동안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살았고, 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장,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 회장, 한국어린이글쓰기연구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지금은 어린이문화연대 대표, 우리헌법읽기국민운동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 <어린이문화운동사>,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어린이책 200선>, <책으로 행복한 교실 이야기>, <어린이 해방 – 그날로 가는 첫걸음> 김구의 ‘나의 소원’을 풀어쓴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신채호의 소설을 동화시로 풀어 쓴 <꿈 하늘>, <용과 용의 대격전>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