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추장의 연설문에서 발견하는 공존의 지혜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기
환경과 인권, 생명의 문제를 보다 근본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게 해 주는 시애틀 추장의 연설을 담은 책 《시애틀 추장 연설문》이 현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이민자들에 대한 우려와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글은 생명이라는 하나의 그물로 연결되어 있는 지구상의 모든 존재들이 어떻게 평화롭게 서로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북아메리카 원주민인 인디언들이 자연에 대해 가졌던 생각과 이민자들에게 땅을 빼앗기고 밀려나게 된 역사를 함께 보여 주려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 자연과 사람은 원래 한몸이라는 원주민들의 오래된 믿음과 전통이 어떻게 그리 짧은 시간 안에 사라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피 흘리며 지키고자 한 것은 과연 무엇이었는지를 곰곰이 생각하며 읽어야 할 것이다.
“어떻게 하늘을 사고 팔 수 있고 땅의 따스한 기운을 사고 팔 수 있을까?
어떻게 우리가 이것을 당신에게 팔고 당신이 그것들을 살 수 있다는 말인가?”
《시애틀 추장 연설문》은 북아메리카 원주민인 수쿠아미쉬 부족 추장인 시애틀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한 연설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미국 서북부 지역을 지배하던 수쿠아미쉬 부족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백인 이주민들이 몰려들자 부족의 전통과 땅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온갖 회유와 강압에 못 이겨 마침내 자신들이 살던 땅을 넘겨주고 인디언 보호 구역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한다. 아마도 땅을 지키려다 수많은 원주민들이 죽거나 다쳐 부족 자체가 사라져 가는 현실을 직시한 시애틀 추장이 끝까지 버티기에는 부족원의 희생이 너무나 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애틀 추장의 연설은 바로 이 과정에서 나왔다. 땅을 팔라고 집요하게 요구하는 미국 정부에 대해 시애틀 추장은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이 겪어 온 고난과 그들이 살아온 땅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땅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제는 백인들과의 싸움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는 것이 부족의 운명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부족을 지켜 주고, 조상의 혼이 서리고 추억이 담긴 땅을 귀하게 여겨 달라고 요구하며 백인들도 자연을 존중하며 살아갈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러한 시애틀 추장의 연설문은 1854년 당시 시애틀 추장이 부족 언어로 말한 것을 그 자리에 있던 헨리 스미스라는 사람이 자세히 기록해 두었다가 1887년에 한 잡지에 소개하면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이후 테드 페리가 새롭게 꾸며 쓴 연설문이 드라마에 사용되면서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글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었다.
연설문에 담긴 뜻과 역사적 배경을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풀어쓴 책
우리에게 알려진 시애틀 추장의 연설문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더러는 ‘시애틀 추장의 편지’로 알려지기도 했고, 내용과 길이가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이 책이 참고로 한 연설문은 시애틀 추장의 부족인 수쿠아미쉬족이 인정한 헨리 스미스 박사가 남긴 기록이다. 이 연설문은 매우 시적이어서 비유와 상징적인 표현이 많은데 그 뜻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읽기 편하도록 다듬었다. 또한 어린이들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연설문에 담긴 뜻을 풀어 쓰고, 연설을 하게 된 역사적 배경 등 정보를 추가하여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였다. 뒷부분에는 시애틀 추장의 연설을 세상에 널리 알린 테드 페리가 꾸며 쓴 연설문을 실었는데 원문과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자연이 주는 포근함보다는 문명이 주는 편리함에 더 길들여져 버렸다. 사람이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이용하고 당장 살기 편하도록 바꾸어 가고 있다. 그 바람에 전에 없던 홍수가 나고, 물도 공기도 더러워졌다. 또 많은 동식물들이 멸종되거나 사라져 버렸다. 누구보다 부족을 지키고 싶어 했고 자연을 사랑한 시애틀 추장의 고민이 결코 지금의 우리와 동떨어진 얘기가 아닌 것이다. 자연뿐만 아니라 사람끼리도 평화롭게 살아가길 바라는 시애틀 추장에게서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야 할 것이다.
<작가 소개>
글 정명림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했다. 역사를 알아야 사회를 바로 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어린이 역사책을 쓰게 되었다. 어린이에게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기 위해 어린이 역사책 기획 모임 ‘재미너머’에서 공부하며 글을 쓰고 있다. 쓴 책으로 《내가 찾은 암행어사》, 《대륙을 움직인 역관 홍순언》, 《내가 찾은 사신》, 《조국을 떠난 사람들》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