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사라지면 모든 것이 사라지게 된다!
생명의 숲을 지키려는 고릴라 이야기
제4회(2014년)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수상작가 이주미의 <숲>이 현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수상작 <네가 크면 말이야>에 이은 두 번째 창작그림책이다. 도시를 개발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숲이 파괴되고 이에 맞서 숲을 지키려는 고릴라 이야기를 통해 숲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한다.
모두의 안식처, 생명을 살리는 ‘숲’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와 풀들은 저마다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고 숲이라는 공간 안에서 서로 어울려 조화를 이루고 동물들 또한 숲 안에서 자연스러운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각자 고유한 삶의 모습을 유지하며 숲 공동체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모든 생명의 안식처인 숲을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거침없이 무너뜨리고 파괴하려고 한다. 오직 인간의 입장에서만 숲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 고릴라는 대대로 숲에서 태어나 숲에서 살아왔고 앞으로 숲에서 살아야 할 존재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야 하는 신세가 된다. 개발로 인해 나무가 베어지고, 숲이 파괴되면서 자연재해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홍수가 나서 육지 동물뿐만 아니라 수중 동물들도 살 곳을 잃게 되고, 결국 대부분의 동물들은 숲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된다.
그 많던 숲 속 친구들은 모두 어디로 가 버렸을까?
관찰력이 있는 독자라면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것처럼 무표정하게, 혹은 슬픈 눈으로, 혹은 겁에 질려서, 혹은 분노에 찬 표정으로 서 있는 숲 속 동물들의 눈빛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또 다른 숲을 찾아 떠났거나 아니면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을 수많은 동물들은 고릴라의 절규만큼 커다란 울림을 주고 있다. 온갖 첨단 장비를 동원한 인간의 힘 앞에 동물들이 저항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숲을 떠나지 않겠다는 고릴라의 외침은 이미 많은 동물들이 사라져 버린 숲 속에서 어쩌면 공허한 메아리일지도 모른다.
생명의 터전을 파괴하는 무차별적 개발을 멈춰야
숲을 자연의 생태계이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환경으로 확대하여 생각할 수 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이 파괴되면 인간의 생존 기반도 무너진다. 당장의 이익만을 위해 무차별적인 개발을 한다면 결국 누구도 책임지지 못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경계해야 한다. 숲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진 숲을 없앤다는 것은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흔히 쓰는 ‘빌딩 숲’이란 말은 어불성설이다. 생명의 파괴 위에 들어선 건물과 생명을 살리는 숲은 전혀 다른 가치를 지향하기에 빌딩에 ‘숲’이라는 이름을 갖다 붙이는 것조차 숲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생명에게는 미안한 일이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의 안녕을 위해서, 숲을 떠나지 않겠다는 고릴라의 결연한 의지와 애절한 눈빛으로 전해주는 동물들의 메시지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작가 소개>
글·그림 이주미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꼭두아카데미에서 그림책을 공부하였다. 그림책뿐만 아니라 디자인 아트 상품 등 다양한 기법과 형태로 창작 활동을 하고 있으며, 매년 전시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2013년 나미콩쿠르, 제4회 앤서니 브라운 공모전에서 입상하였다. 펴낸 책으로 <네가 크면 말이야>가 있다. <숲>은 2015년 한국안데르센상 수상작이다. (jumiillus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