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 온 아이
개인의 아픔이 역사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아이들의 일상을 통해 풀어낸 동화
《빠까 포카, 잘 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고려인의 역사, 이주와 정체성의 문제를 아이들의 시선에서 다루며 전쟁으로 인한 가족의 해체와 상실, 다름과 이해에 대해 섬세하게 풀어낸 어린이 역사 동화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한국으로 온 알렉세이. 아빠와 헤어진 채 엄마, 치매를 앓는 할머니와 함께 낯선 나라에서 새로운 학교 생활을 시작한다. 마음속에 쌓인 두려움과 그리움을 그림으로 풀어내던 알렉세이는 진호, 다은, 나타샤를 만나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놓고, 친구들과 함께 자신의 그림 속 세상으로 들어가 예전의 기억을 하나씩 새롭게 마주한다.
■ 상세 소개
전쟁을 피해 우크라이나에서 온 아이,
그리고 한국에서 만난 위로의 시간
《빠까 포카, 잘 가》는 2022년 2월 24에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한국으로 온 한 아이의 시선을 통해 전쟁과 이주, 기억과 상실, 그리고 아이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연대와 돌봄을 섬세하게 그려 낸 동화다. 주인공 알렉세이는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온 고려인 아이이다. 엄마, 할머니와 함께 낯선 땅에서 새로운 일상을 시작하지만 아빠를 고향이 두고 온 알렉세이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검은 눈이 내리고, 밤마다 폭격 소리가 들린다. 알렉세이는 새로 전학 온 학교에서 진호, 다은, 그리고 먼저 피난을 온 나타샤를 만나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그림으로 꺼내 놓는다.
아이들은 그림이라는 매개를 통해 이별과 상실을 애도하고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다. 떠나보낸 강아지를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향한 그리움, 기억이 흐려지는 할머니가 간절히 원하는 가족과의 만남 등을 알렉세이는 자신의 그림에 담아낸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그림 속 세상으로 들어가 옛 기억을 하나둘 마주한다. 그곳에서 항상 그리워하던 존재를 다시 만나면서 아이들은 마음속 상실감을 위로받고 한 뼘 더 성장해 나간다.
역사적 아픔과 맞닿은 개인의 이야기
이야기는 단순히 ‘전쟁 난민’의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고려인의 역사와 삶, 1937년 강제이주, 홍범도 장국의 이야기, 그리고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자연스럽게 엮으며, 개인의 아픔이 역사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아이들의 일상을 통해 풀어낸다. 무겁고 어려운 역사와 전쟁의 비극을 설명하는 방식이 아닌, 아이들의 일상과 대화를 통해 녹여 내면서 어린이 독자들에게는 전쟁에 대한 이해를, 어른 독자들에게는 깊은 성찰을 건넨다.
■ 책 속에서
‘엄마, 우리의 일상은 우크라이나에 폭탄이 떨어지던 날, 아빠에게 작별인사도 못하고 키이우를 떠나던 날, 그날 모두 사라졌어요.’ 하지만 알렉세이는 엄마한테 그 말을 하지 못했다. 대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_14쪽
알렉세이는 꿈에서 보았던 검은 눈이 생각났다. 곧 눈발이 거세졌다. 알렉세이는 아이들 사이를 빠져나왔다. 아까 자신과 눈인사를 했던 남자아이만이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그 아이는 쏟아져 내리는 눈을 보며 금방 눈물이라도 터뜨릴 것 같았다. 알렉세이는 궁금해졌다. ‘저 아이 마음에는 어떤 눈이 내리고 있을까?’ _18쪽
“나타샤, 나타샤.” 할머니가 중얼거렸다. 엄마가 할머니 손을 잡으며 말했다. “엄마, 엄마, 우리 엄마. 엄마의 나타샤는 여기 있어요. 혼자 눈밭을 헤매지 마세요.” 할머니는 여전히 멍한 눈빛이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 보아도 이 모습은 성스러운 의식 같았다. _34쪽
할머니랑 엄마는 예전부터 기차가 무섭고 슬프다고 했다. 소련이 해체되고 얼마 후, 할머니와 엄마는 아픈 할아버지를 모시고 카자흐스탄을 떠나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기차를 타야 했다. 카자흐스탄을 떠나던 날, 종일 눈이 내렸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를 떠나야 했던 날처럼. _97쪽
“빠까, 포카. 잘 가….” 진호는 세 마디를 중얼거리면서 알렉세이가 사라진 골목을 돌아보았다. 진호는 알렉세이와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알렉세이가 하루라도 빨리 우크라이나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이 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덜 무섭고 덜 슬픈 건 잘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슬픈지는 잘 아니까. _139쪽
상세 장면
■ 목차
1. 우크라이나에서 온 아이
2. 고려인 아이
3. 마음을 그리는 아이
4. 진짜 할머니
5. 꿈을 그리는 아이
6. 편한 사람
7. 나타샤
8. 먼 나라 이야기
9. 한 발, 한 살 어려지는 아이
10. 엄마를 그리는 아이
11. 강제이주열차
12. 1937
13. 우크라이나로 가는 기차
14. 빠까 포카, 잘 가
15. 아빠를 그리는 아이
■ 지은이
글 이지혜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숙명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신문사 기자 생활을 했습니다. 지금은 전라남도 순천, 깊은 산속 소려산방에서 바른 어른이 되기 위해 매일 읽고 씁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궁금해 역사책과 동화책을 즐겨 읽습니다. 역사 속에서 사라진 사람들을 동화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사람들로 그려 내고 싶습니다. 행복했던 역사는 되새기고 불행했던 역사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역사동화를 씁니다. 부모가 읽히고 싶은 동화가 아니라 아이들이 읽고 싶은 동화를 쓰고 싶습니다.
그림 이윤우
도자기를 만들었고,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그림책에 빠져 그림책 작가가 되었어요. 2011년 ‘한국 안데르센상 대상’을 받았고, 2015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온 세상이 반짝반짝》 《언제나 널 사랑한단다》 《할머니와 하얀 집》 《하얀 곰과 빨간 꽃》이 있으며, 그린 책으로 《밤똥》 《동글동글 바퀴》 《에일리언》 《고래는 왜 돌아왔을까》 외 다수가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만나는,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담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