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수필로 쓰는 만인보(萬人譜)
– 민병래 작가, 2020년 오마이뉴스 ‘올해의 뉴스게릴라 연재상’ 수상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의미있게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를
빛나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삶을 흔들어준 계기가 2016년 촛불 광장이었습니다. 무지랭이 민초들의 힘으로 역사의 물줄기가 바뀌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젊은 날, 한때는 세상을 뿌리부터 바꿔보겠다는 열정으로 살았습니다. 그런데 ‘가정’을 꾸렸고 ‘생존’이 급하다고 소중히 꿈꿨던 가치를 너무 헌신짝처럼 내버리고 많은 죄업을 쌓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늦었지만, 나쁜 습관과 경쟁하는 가치관에 물들어있는 몸과 마음이지만 무언가 이 땅을 위해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거듭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수만보-사진과 수필로 쓰는 만인보’를 떠올렸습니다. 부족한 사진과 글로나마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의미있게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를 빛나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개인 페이스북에 어설픈 연재를 시작했는데 한 회 한 회 쌓여갈 때마다 주변에서 고마운 격려를 받았고 놀랍게도 오마이뉴스에서 기획연재를 제안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지난 2년 반 동안 전부 쉰아홉 분의 삶을 기록했습니다. 이번에는 그중 스물아홉 분의 얘기를 우선 펴내게 되었습니다. [민병래 작가의 머리말에서]
스물아홉 분의 이야기를 첫 책으로 묶었습니다.
‘사진과 수필로 쓰는 만인보’ 줄여서 ‘사수만보’를 연재합니다. 우리 주변 민초들의 이야기를 빚어내는 기획입니다. 열심히 살아가는데 조명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나 사랑과 기쁨, 슬픔을 사진과 글로 그려낼 것입니다. 그 형식은 때론 인터뷰 형식으로 때론 수필이나 콩트 미니단편소설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의 소개글]
민병래 작가는 지난 2년여 동안 한분 한분을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진과 글로 꾸미는 시간이 큰 배움의 과정이었다고 말합니다. 그가 만났던 분들은 유명하고 높은 자리에 있는 분들이 아니었고, 대부분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람들 눈은 높고 화려한 곳에 쏠려있지만 정작 진실과 참 인생살이는 낮은 곳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또 이 삶들이 역사의 강물을 이룬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은 시간이었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첫 책에 실린 스물아홉 분의 이야기는 한길을 걸어온 사람(이희천, 김영환, 장영진 등), 한뜻으로 산 사람(정규화, 고제량, 김병태, 함정희, 오윤주, 오로지돌쇠네, 이주항, 안정선 등), 시대의 아픔이 삶을 바뀌게 한 사람(박종린, 김진주, 김종분, 김교영, 김용자, 오기태),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사람(황보출, 문점승, 오경운 등), 도전하는 청년( 백민주, 홍윤하, 신지혜, 문우림, 김윤환, 오경택 등) 들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사진과 글로 담았습니다.
《민병래의 사수만보》 _차례
이희천 시계팔이 인생 70년, 94세 장돌뱅이
김영환 용인시 좌전마을의 대장장이
장영진 《한자자원사전》을 만든 한문 선생님
정규화 7,500여 종의 야생콩을 모은 교수
백민주 “당구는 끝없는 계단” 여자프로 당구선수
고제량 제주 동백동산 습지 마을을 일군 생태운동가
김병태 길위의 삶 30여 년, 장애인운동가
황보출 88세에 두 번째 시집을 낸 할머니 시인
신지혜 21대 총선 기본소득당 후보, 청년 정치인
박종린 남녘 동포에게 전하는 장기수의 인사
홍윤하 여자 종합격투기 아톰급 선수
함정희 우리나라 ‘콩’ 독립군
김진주 혁명가 시인 아내의 밥상 이야기
양현주, 박수진 대를 이은 만신, 엄마와 딸
문점승 노숙인 생활을 딛고 일어선 사회복지사
김종분 왕십리 노점 30년 세월
오윤주 방앗간 사역하는 예수사랑교회 목사
문우림 청년 예술가의 죄충우돌 성장기
오로지돌쇠네 Non-GMO 운동가
유스베틀레나 독립군 대장 마춘걸의 행적을 찾은 고려인 3세
김교영 6,25와 ‘빨치산’ 경험을 기록하는 머슴의 아들
김윤환 ‘푸른어머니학교’에서 한글을 가르치는 청년
김용자 1978년 동일방직 해고자
이주항 어린 노동자를 위한 학교를 세운 선생님
안정선 공동생활가정 ‘요셉의 집’ 꾸려가는 이 남자
오경운 고시텔에서 살며 근조기 배달하는 할아버지
바수무쿨 인도에서 온 ‘광주 바수씨’ 시조
오경택 평화주의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
오기태 21년 옥살이 장기수의 망향곡
《민병래의 사수만보》를 응원하는추천사
사수만보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이야기이다. 작가 민병래는 우리가 보지 못하던 삶의 깊고 여린 결을 읽어내고 그것을 함께 느끼도록 그려내는 예술가이다. 이 험한 세상을 왜 살아야 하는지, 우리의 짧은 삶이 왜 살만한 것인지 나름의 답을 찾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백태웅_ 하와이대로스쿨 교수, 유엔인권이사회 강제실종실무그룹 의장
아무리 급한 일 있는 사람도 민병래 기자의 글 첫 문단을 읽게 되면 붙잡힌다. 계속 읽어 내려갈 수밖에 없다. 한 줄 한 줄에 스며들어 있는 인생이, 그것을 담아낸 민 기자의 정성이 눈물샘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인생들과 마주앉은 민 작가의 시선은 급하지 않다. 따스하다. 게다가 섬세하고 정확하다. 인생은 때론 쏜살같이 흐르고, 때론 호수처럼 머물러 있지만, 민병래 작가는 어느 장면 하나 놓치지 않는다. 부분과 전체의 환상적 결합! 그래서 그의 글에는 사람이 있다.
오연호_ 오마이뉴스 대표이사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글로서 세상에 나올 날을 말이다. 묶어 낸 그의 책에선 한 하늘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따듯한 시선이 느껴진다. 당당히 자기 길을 가는 이들에게 보내는 깊은 공감 능력이 여실히 묻어난다. 민병래 작가답다.
우상표_ 바른지역언론연대 전회장
속도가 방향보다 중요한 시대다. 하지만 민병래 작가의 《사수만보》는 느리다. 속독되지 않는다. 《사수만보》 속 인물들은 검색되지도 않는다. “위대한 것은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라는 니체의 말은 ‘저 하늘의 빛나는 별’과도 같은 정언명령이다. 속도가 아닌 방향의 흔적을 남기는 민병래 작가를 응원하는 이유이다.
방학진_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사수만보>에 실린 글들은 읽는 이의 가슴 한편에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온갖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신념을 지켜온 이들의 모습은 마음이 절로 숙연해지게 만든다. 절망의 나락에서 딛고 일어선 사람들의 삶은 슬픔과 희망이 뒤섞인, 뭐라 형언하기 어려운 감정의 심연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그저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온 민초들의 이야기에서는 진한 ‘사람 냄새’가 난다.
김동훈_ 노숙인을 위한 인문학과정 성프란시스대학 교수
《사수만보》의 형식은 마치 샌드위치처럼 현실이라는 두꺼운 빵 위에 과거라는 내용물을 넣고 미래지향적인 긍정성으로 뚜껑을 덮고 있습니다. 이는 영리한 선택적 글쓰기입니다. 한 인물의 서사는 시간 교차 편집으로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한 편의 독립영화를 보는 것과 같이 인물· 서사· 공감을 동시에 발현시키기 때문입니다.
박정희 _ 연출가, 극단풍경 대표
■ 작가 소개
글, 사진 민병래
1960년 강원도에서 출생했다. 1999년 광고대행사를 창업해서 지금까지 20여 년 운영하고 있다. 1998년 이래 문해교실과 다문화도서관을 운영하는 시민단체 ‘푸른’의 이사를 맡고 있고, 2000년 《호암미술관에 있는 아름다운 우리 문화재》를 썼다.
2015년부터 《군함도》의 작가 이재갑 사진가와 함께 생각하는 사진모임 ‘포피엔스’에서 활동하고 있고, 2017년 공동전시 ‘마포, 사진을 품다’에 참여했다. 현재 <오마이뉴스>에 ‘민병래의 사수만보’를, <현장언론 민플러스>에 ‘장기수의 삶’을 연재하고 있다. 2019년 오마이뉴스 ‘2월 22일상’, 2020년 오마이뉴스 ‘올해의 뉴스게릴라 연재상’을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