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유 장편 판타지 소설
거인의 환상을 만나고 12년에 걸쳐 탄생한 《마고의 숲》
초판 이후 15년만에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되다
‘제18회 방정환 문학상’ 수상작인 《마고의 숲》은 인류 신화를 소재로 하는 독창적이고 가장 한국적인 장편 판타지 소설이다. 숲에서 길을 잃은 소녀가 마고 거인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만나는 신비로운 존재들, 험난한 시련 그리고 우정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이다.
현실과 꿈, 환상이 공존하는 ‘마고의 숲’은 온갖 생명 씨앗이 생겨나는 비밀스러운 장소이다. 이 숲은 모험과 숲을 좋아하는 이에게 무한한 이야기로 확장된다. 생명의 소중함과 참사랑의 중요성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또 하나의 큰사람으로 태어날 것이다. 이제, 세상의 비밀을 간직한 마고를 찾아 떠나는 다물과 친구들의 환상 같은 모험 이야기가 펼쳐진다.
■ 상세 소개
《마고의 숲》 작가는 강화도 고인돌 앞에서 ‘들판 가운데 우뚝하니 서 있는 거인의 환상’을 만나고, 한 노부부로부터 그 거인이 다름 아닌 한국 ‘마고 신화’의 주인공임을 듣게 된다. 이 이야기는 그 기이했던 경험에서 시작되었다. 이때로부터 12년 만에 첫 《마고의 숲》을 출간했고, 그로부터 15년 만에 새로운 《마고의 숲》을 현북스에서 출간하게 됐다.
이번 ‘새로운’ 《마고의 숲》에서 달라진 부분은 다음과 같다.
먼저 두 권의 책을 한 권으로 냈다. 기존 내용에서 일부를 덜어내, 이전 책보다 독자들이 훨씬 더 재미있고 속도감 있게 마고 거인을 만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마지막 장면을 더 넉넉히 담아냈다. 첫 출간 때는 급하게 마무리하느라 가장 아쉽게 남았던 대목이다. 메마른 사막에서 물줄기가 솟구쳐 흐르며, 그 땅이 점차 숲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좀 더 생동감 넘치게 담았고, 그 속에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고 실감 나게 마고 거인을 만날 수 있도록 정성껏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 밖에 이전에는 이야기가 소녀 ‘다물’ 중심이었다면, 이번 이야기에서는 소년 ‘곤잠’과 흰 사슴 ‘아후’의 역할을 비중 있게 그렸다. 세 주인공이 함께 펼쳐 나가는 모험 이야기는 더 흥미롭게 독자들에게 다가가, 마치 주인공들과 함께 마고 거인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하고 있는 것처럼 생동감 있게 다가올 것이다.
세상의 비밀을 간직한 마고를 찾아 떠나는 다물과 친구들의 신비로운 모험 이야기
길이 없는 숲이자 모든 곳이 길이 되는 숲, 굉장한 비밀을 품고 있는 ‘마고의 숲’이 있다. 그리고 그 숲에서 길을 잃어버린 소녀, 다물. “길을 물어보고 싶다면 마고를 찾아가렴.” 나무 할머니의 조언에 따라 다물은 숲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세상 어딘가에 숨어 있다는 마고를 찾아 모험을 떠난다. 그 길에서 만난 흰 사슴 아후, 겁쟁이 소년 곤잠과 함께 다물은 강 어머니, 고목나무 할아버지, 소몰이꾼 억손이, 벅수 아저씨, 눈이 하나뿐인 일목이 등 여러 신비로운 존재들과 전에는 알지 못했던 세상의 비밀을 하나씩 만나게 된다. 다물은 비밀의 문 세 개를 지나 마침내 마고 거인을 만날 수 있을까? 세상의 비밀을 마구 사들이는 ‘비밀 장사꾼’을 따돌리고, 비밀을 무분별하게 사고파는 사람들로 인해 황폐해진 사막을 다시 풍요로운 숲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
동양적인 자연관을 통해 이야기하는 생명의 소중함과 순수성의 회복
《마고의 숲》 독자들은 이야기 속 ‘마고의 숲’을 흔히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금지된 숲’과 비교하곤 한다. 신비로운 존재들이 살아가는 숲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숲은 끔찍한 일이 일어나는 ‘금지된 숲’으로 그려지는 반면, ‘마고의 숲’은 온갖 생명 씨앗들이 생겨나는 ‘비밀의 숲’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것은 숲을 바라보는 동서양의 차이일 수 있다. 자연을 지배와 정복의 대상으로 여겨 온 서양에 비해 동양에서는 자연과 인간을 대립이 아닌 상호 의존적인 관계로 바라보고 이해한다.
이러한 자연과 인간에 대한 동양적인 이해는 이야기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바로 ‘마고’라는 상징적 존재를 통해서 말이다. 마고는 비밀 씨앗을 지키기 위해 세상 어딘가에 숨었다. 사람들이 숲의 비밀 씨앗, 즉 ‘생명’을 마구 파헤치고 내다 팔게 되면서 숲은 점점 사막화되어 간다. 이것은 단지 《마고의 숲》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며, 무분별한 개발과 끊임없는 소비가 이뤄지는 현대 문명을 비판하는 것이기도 하다.
함정이 가득한 여정 속에서도 소녀 다물은 자연과 인간이 둘이 아님을 잊지 않았다. 덕분에 다물과 친구들은 그들이 가진 순수성을 잃지 않았고, 이윽고 마고를 만날 단서와 황폐화된 숲을 돌이킬 실마리를 얻게 된다. 다물이 비밀 장사꾼에게 듣게 되는 “너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있어.”라는 말은 어쩌면 망가지고 있는 자연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인지도 모른다.
■ 지은이
장성유
아홉 살 때 장롱 서랍 속 어머니의 시 공책을 보고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고려대학교 대학원에 들어가 문학을 공부하였고, ‘방정환 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대학교에 다닐 때는 소설 동인 ‘우듬지’를 결성하여 소설 창작 공부를 하였습니다. 1998년 ‘아동문학평론’에 단편동화 〈열한 그루의 자작나무〉가 당선되어 어린이·청소년 문학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쓴 책으로는 장편 판타지 《마고의 숲》, 동시집 《고양이 입학식날》, 학술연구서 《한국 근대 아동문학의 형상》 등이 있고, ‘방정환문학상’ ‘율목문학상’ ‘눈솔어린이문화대상’ 등을 수상하였습니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있으며, 사단 법인 방정환연구소 이사장으로 방정환 학술 연구와 세계화를 위한 일도 해 나가고 있습니다.
www.bjhri.org
email: magowood@hanmail.net
■ 추천사
이재철(시인, 아동문학평론가)
《마고의 숲》은 다물이라는 작은 소녀가 숲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마고의 존재를 알게 되고, 숱한 여정과 비현실적 불가사의한 체험을 겪은 뒤 이윽고 세상 끝에서 마고를 만나게 된다는 큰 테두리의 이야기로, 모든 연령의 독자가 읽을 수 있는 판타지이다.
신세훈(시인)
《마고의 숲》은 인류 신화 역사를 엮은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상상 고사(古史)의 신화적인 판타지가 장편으로는 처음 쓰였다. 곧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에 버금갈 작업이 되리라 예상해 본다. 한국을 대표하는 장편 판타지 대표작이 될 가능성을 충분히 다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며, 두고두고 한민족 독자들에게 읽히기를 바란다.
이정석(동시인, 아동문학평론가)
장성유의 《마고의 숲》은 ‘본격적이고 독창적인 한국적 환상소설’임이 분명하다. 또한 한국 현대 청소년 문학에서 우리나라 상고사를 바탕으로 쓴, 기념비적인 최초의 장편 판타지이다.
■ 목차
서장
1장
굉장한 비밀의 숲
흰 사슴 아후
이상한 비밀 실험실
마고의 숲이 생겨난 이야기
작고도 파란 구슬
백양나무 숲을 지나다
파파 할머니의 안개숲
2장
용의 골짜기
구석나라에 가다
두 나무의 수수께끼
모래거인을 물리치다
곡식이 절로 자라는 나라
세모문과 고목나무 할아버지
숲속의 노래
3장
비밀시장을 지나다
억손이를 만난 곤잠
다물, 비밀 감옥에 갇히다
벅수 아저씨를 만나다
죽지 않는 나라에서 일어난 일
불타는 숲
4장
끝없는 사막
비밀놀이
세 번째 비밀의 문
아홉머리 괴물대왕
마고의 코끝에서
■ 책 속에서
‘참 이상한 숲, 길 없는 숲이야! 길인가 하고 가 보면 갑자기 길이 안 보이고, 곧은 길인가 하고 가 보면 어느새 거꾸로 휘어져 있고……. 길이란 게 제멋대로인 그런 숲인걸! 그렇지, 아무리 제멋대로인 길이라고 해도 길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어. 좋아, 그렇다면! 더욱 재미있겠는걸?’ 다물은 점차 이 숲속 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25쪽
“마고 거인은 아무도 한눈에 만날 수는 없어. 고작 그 손등이나 팔뚝, 발뒤꿈치 같은 것을 간신히 조금씩 알아볼 뿐이지. 하지만 누구나 평생에 한 번, 마고 거인을 만나게 된다면 그 아름다운 모습을 잊지 못하고 가슴에 품고 살아가게 된단다.” -36쪽
다물은 또래 아이들 가운데서도 퍽 작았다. 볼품없이 대꼬챙이처럼 빼빼 말랐다. 개미같이 잘록한 허리, 야윈 목, 앙상한 어깻죽지, 여치같이 빼쪽하게 마른 팔다리. 뼈마디가 툭툭 보일 정도였다. 거울에 비춰 볼 때마다 다물은 풀이 죽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나뭇가지 위로 멀리 보랏빛 산이 보인다. 산은 소녀의 마음 가까이 다가와 이렇게 일깨웠다. ‘넌 산만큼 클 수는 없어도 마음속에 큰 산을 담을 수는 있어!’ -67쪽
다물은 숲속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바위 기슭에 붙어서 알록달록 피어난 수많은 꽃, 땅 위로 물결치는 검붉은 나무뿌리들, 관목숲, 덤불숲, 뾰족뾰족 열매 도꼬마리……, 이러한 것들은 어디까지나 이어지고 또 이어졌다. 이 나무 저 나무, 낯익은 나무와 덤불을 살피던 다물은 참으로 놀랐다. 저마다 다른 빛깔을 지닌 녹색의 잔치! 하늘의 별 무리만큼 많았다. 노랑, 연두, 파랑, 초록, 황록, 청록, 백록, 남색……. 아니, 아니! 그보다는……, 노르스름한 녹색, 불그스름한 녹색, 파르스름한 녹색, 거무스름한 녹색, 희끄무레한 녹색, 검붉은 녹색……. 아니, 아니! 맞아! 버들잎 빛, 풀쐐기 빛, 젖은 이끼 빛, 덤불 그늘 빛……. 다물은 온갖 빛깔의 녹색에 이름을 붙여 보며 스스로 놀라워했다. ‘초록은 어떤 물감으로도 만들어 낼 수 없는 빛깔이니까!’ -186쪽
다물은 이 도시의 거짓된 모습을 두 눈으로 낱낱이 보았다. 새소리는 기계로 만든 새가 울며 내는 소리였다. 시들지 않는 꽃에서는 향기가 나지 않았고, 나비 한 마리도 찾아오지 않았다. 죽지 않는 나무는 쇠로 만들어 박아 놓은 뿌리가 없는 나무였다. 숨 쉬지 않으면서 언제까지나 살아 있는 짐승은 유리관 속에 박제된 것이었다. 도시 사람들은 비밀 계산만 하고 바쁘기만 할 뿐 조금도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253~254쪽
꽃대가 솟듯이, 소년의 마음속에서도 무엇이 쑥 솟았다. 어쩔 수 없이 이 아이가 좋아져 버린 걸 깨달았다. 불같이 화를 내면서 죽을 곳이래도 기어코 와 버린 고집스러운 아이. 고집스러우면서도 그지없이 여리고 따뜻한 아이. 감았다 떴다, 감았다 떴다, 하면서 모든 것이 흥미로운 듯 반짝이는 두 눈. 몹시 엉뚱해서 때론 어디로 가 버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아이! -270쪽
“저길 봐요!” 누군가 외쳤다. “마고예요!” 비록 그 얼굴은 볼 수 없었으나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알았다. 그 거인은 머리부터 흰 구름옷을 휘감고, 초록빛 우산을 쓰고 있었다. 거인은 한 번 아래를 내려다보더니, 자기의 초록빛 우산을 재미있는 놀이처럼 뱅글뱅글 돌리기 시작했다. 그 우산의 넓이가 자꾸자꾸 넓어지는가 싶더니 거인은 그것을 두 손으로 착 받아 들고는 땅 위로 살며시 내려놓았다. 초록빛 융단은 땅에 닿자마자 보풀보풀 부풀어……, 점차 숲이 되어 펼쳐졌다. -375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