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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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02

고슴도치

위기철 소설
404쪽│무선│140×202mm│값 14,000원
성인│ISBN 979-11-5741-243-3 03810
2021년 6월 1일 초판 1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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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는
이런 고슴도치 같은 인물들이 뜻밖에도 많았다”

10년도 넘게 쓴 소설을 2000년에 첫 출간하여 근 20여년 동안 꾸준히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위기철 소설 《고슴도치》를 현북스에서 새롭게 출간했다.

대인기피증, 피해의식, 자폐증, 자기혐오감 따위에 사로잡힌 인물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슴도치 같은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가시를 곤두세운 채 자신만의 울타리 속에서 음침하게 살아가는 인물들. 그들은 때로 사교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심지어 외향적으로 보이기까지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사교성과 외향성 또한 교묘하게 위장된 가시임을 느낄 수 있다. 어쩌면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이런 고슴도치 같은 속성이 아무리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기술적으로 발전해도(아니, 그럴수록 더), 개인으로는 무력하기 짝이 없는 시대이니까.

가시를 곤두세운 채 잔뜩 웅크리고 있는 한 남자와 못 말리는 수다쟁이 여자. 위기철 작가는 물과 기름처럼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두 남녀의 줄다리기를 통해 시종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덧 삶에 대한 작가의 깊이 있는 통찰에 감탄하게 되고, 진실은 먼곳에 있지 않음을 불현듯 깨닫게 된다.

이 소설의 또하나의 매력은 통쾌함과 잔잔함이 어우러져 유머가 넘쳐나는데 있다. 글로도 이렇게 재미있게 입가에 미소를 번질 수 있게 하는 작가의 재치와 일상을 들여다보는 눈에 감탄하게 된다. 또한 주인공뿐만 아니라 인물들의 개성을 살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비슷하도록 묘사하는데 공을 들인 작가의 노력이 돋보인다.

[책 속으로]

“사랑니란 뽑을 때가 아프지, 뽑고 나면 개운할 거예요.” 대머리 약사는 이번에는 거의 ‘사랑이란’에 가깝게 발음했지만, 그는 모른 척했다. 맞는 말이었다. 사랑도 뽑을 때가 아플 뿐, 뽑고 나면 개운하다. (p.67.68)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것은 곧 아무렇게나 그려도 된다는 뜻일지도 몰랐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할 때는 그냥 되는대로 살아버리는 도리밖에 없듯이. 그러나 인생에서 지름길 따위가 아무 의미도 없듯이, 예술에서도 지름길 따위는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다. 어차피 죽어야만 끝날 인생과 예술인데 빨리 쉽게 도착하는 일이 뭐가 그리 대단한 문제란 말인가. (p.124)

“아마 사람들은 길이 많아질수록 더 행복해진다고 믿는 모양이야.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이 어디 있어? 그렇다면 미로 속에 빠진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인가? 미로 속에는 죄다 길뿐이잖아? 세상에 길이 많아 봐야 결국 선택만 복잡해질 뿐이라고!” (p.159)

명신을 볼 때마다 늘 느껴왔던 것이지만, 그녀는 거의 완제와 같은 과(科)라고 해도 좋을 만한 여자였다. 해결사. …… 한 사람이 그렇게 많은 일을 어떻게 그토록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 헌제는 진심으로 감탄해 마지않았다. (p.323)

“이런, 죄송해요. 저는 아저씨의 약점에 대해서 말한 게 아니라, 단지 아저씨의 개성에 대해서 말한 것뿐이에요. 그리고 때로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약점인 것이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개성인 경우도 많아요…… 저는 어떤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이 잘났느냐 못났느냐를 보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개성을 봐요. ……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개성은 자기 약점조차도 자기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 (p.326)

“소설책을 읽을 때도 그래요, 왜 그런데 나오는 인물들은 아무리 사소한 일을 겪어도 거기에 뭔가 심오한 뜻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잖아요? 하다못해 날아온 돌멩이를 맞아도 그 순간 이러저러한 생각이 그의 뇌리를 스쳤다. 뭐 그런 식으로 반응을 하거든요. 저 같으면 그냥 ‘아야!’ 하면서 돌멩이 던진 놈을 찾아내려고 두리번거릴 텐데 모든 일을 그렇게 심오하게 생각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면 저는 아마 스트레스를 받아 머리가 터져 버리고 말 거예요. 저 그만 갈게요.” (p.342)

■ 차례

1. 사랑니를 앓는 남자
2. 침입자들
3. 전람회의 그림
4. 성가신 것들과 공존하는 법
5. 가지 못한 길
6. 빨간 자동차
7. 아비 된 자의 임무
8. 적과 동지
9. 불안한 평화
10. 밥 냄새가 나는 여자
11. 미로에 빠진 자는 미로에게 길을 묻는다

■ 저자 소개

위기철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그동안 《아홉 살 인생》 《고슴도치》 《껌》 등의 소설과 이 있고, 《무기 팔지 마세요!》 《생명이 들려준 이야기》 《쿨쿨 할아버지 잠 깬 날》 《신발 속에 사는 악어》 《우리 아빠, 숲의 거인》 《초록고양이》 등의 어린이책을 썼다. 그 밖에 쓴 책으로 《철학은 내 친구》 《반갑다, 논리야》와 동화창작론 《이야기가 노는 법》이 있다.